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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8-16 10:42

중앙일보 암컬럼 13번째 이야기

글쓴이 : 암이란

[헬스코치] 똑같은 암이라도 기대 수명이 다른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11.07.12 17:23
암을 이기는 정보

암이란닷컴 대표
최상규

발생 부위나 조직학적으로 똑같은 암이고 같은 병기인데도 불구하고 기대 여명이나 생존기간이 환자마다 모두 다르다. 암이 앞으로 사멸할 것인지, 재발할 것인가, 아님 전이할 것인지에 영향을 주는 인자를 예후 인자(prognostic factor)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매우 다양한 인자들이 존재한다. 발생 부위, 헤모글로빈 혈중 농도, 성별, 나이, 동반된 전신 질환, 경제적 수준, 조직학적 분류, 병기, 치료의 적정성 등 다양한 인자들이 있는데 여기에 또 하나 가장 중요한 인자 중의 하나가 전신 수행능력(Performance Status (PS))이다.

암은 앞서도 말했지만 원래 자기세포이다. 외부에서 들어온 세포가 아니라 자기 몸에 있는 정상세포가 발암 물질이나 여러 위험 요소에 의해 변이를 일으켜서 무한정 증식하고 분열하는 세포의 덩어리를 말한다. 따라서 암이 사멸하는데 있어 그 암이 존재하는 개체(환자)의 여러 상황들이 암의 진행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건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특히나 암 환자들의 요인을 육체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 둘로 구분한다면 육체적인 능력 또한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를 객관화 시킨 것이 전신 수행능력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기'로 표현하고 그에 맞는 처방을 하는지 모르겠으나, 서양의학에서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구분방법을 제시하고 있고 모든 암환자에게 이를 적용하고 있다.

전신 수행능력을 표현하는 가이드라인은 두 가지가 있는데 우선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이 ECOG PS (Eastern Cooperative Oncology Group Performance Status) 이다. 사망까지를 포함해서 6 등급으로 나눈 것도 있으나, 대개는 ECOG PS 0에서부터 ECOG PS 4까지로 구분하는데 1. ECOG PS 0는 일상생활을 하는데 아무 제약이 없는 상태이며 2. ECOG PS 1은 질병 관련 증상들이 존재하나 일상생활에 지장 없는 상태, 3. ECOG PS 2는 질병 관련 증상들이 존재하며 하루의 50% 미만을 침대에서 생활하지만 그밖의 일상생활은 어느 정도 가능하며 때로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태, 4. ECOG PS 3는 질병 관련 증상들이 존재하며 하루의 50% 이상을 침대에 누워서 생활해야하고 일상생활의 제약이 많은 상태, 5. ECOG PS 4는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침대에 누워서 생활하여야하며 대부분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를 말한다.

또 하나의 구분법은 KPS (Karnofsky Performance status)라고 하는 것으로 쉽게 말하면 ECOG PS의 5개 등급을 각각 둘로 나누어서 0에서 100으로 지표화한 것이다. 예를 들면 ECOG PS 0 를 KPS 100과 90으로 세분화하고 ECOG PS 1을 KPS 80과 70으로 세분화 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필자 개인적인 생각은 이런 구분법이 반드시 필요하고, 대부분의 암 관련 논문에서 환자의 예후인자나 환자들의 특성을 구분할 때 이러한 구분법을 쓰지만, 한편으로 각각의 내용을 보면 객관적인 것 같으면서도 사실 제대로 저 기준에 맞추어 명확히 구분 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ECOG PS 2 와 ECOG PS 3의 경우 기준 자체가 매우 애매한 측면이 있어서 하루 중의 50%란 기준을 시간으로 단지 시간으로 나눌 때 그것이 명확한 구분이 가능한지가 의문이다. 또한 일상생활의 범주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 하는 것이 있는데 애초에 미국이나 유럽과 한국의 생활 패턴이나 직업별로의 특성들이 충분히 반영이 되지 않거나 구분하기 힘든 측면들 때문에 아주 만족할만한 가이드라인이라고 보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모든 논문들이나 교과서가 위의 구분법을 따르고 있고 실제적으로 암의 예후를 말할 때 반드시 등장하는 중요 예후인자로서의 의미는 충분히 가지고 있다.

ECOG PS가 가진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는 치료법을 결정할 때이다. 특히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할 때 혈액 종양내과에서 ECOG PS를 중요한 잣대로 보는데 이는 항암제의 부작용을 환자가 충분히 견딜 수 있는가하는 지표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대개 항암제는 ECOG PS 0,1,2 를 가진 환자가 주 대상이 된다. 이에 반해 방사선치료는 ECOG PS 4라 하더라도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 이렇듯 각각의 치료방법에서 ECOG PS가 나름의 중요한 치료가능 기준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21세기 현재 많은 치료방법들의 개선이 있었고 또 실제 암치료 성적이 과거에 비해 많은 진전을 이루어오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가진 요소이며 환자의 입장에서 좀더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한데 전신 수행능력이야말로 그러한 지표중의 하나이며 좀더 구분하기 쉽고 일반인도 누구나 알수 있는 새로운 구분법이 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암이란닷컴 최상규 대표